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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형문화유산

김장문화의 무형문화재 지정 이유와 지역별 특징

by hnkm1093 2025. 7. 30.

1. 김장문화의 무형문화재 지정 배경 – 공동체의 정체성과 지속 가능성

김장문화는 단순히 김치를 담그는 기술을 넘어선, 한국인의 정체성과 공동체 문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전통입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되어 온 이 문화는, 겨울을 준비하며 가족, 이웃이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공동체적 가치’를 핵심에 둡니다. 이러한 문화적 중요성으로 인해,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유네스코는 김장이 단순한 요리법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상호부조, 세대 간 연결, 농경문화와 계절 감각을 담고 있는 전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장은 특히 여성들 중심으로 전승되어 온 생활문화로서, 노동의 연대감과 축제적 성격을 동시에 갖습니다. 이는 무형문화유산이 갖는 ‘비물질적 전통’이라는 정의에 정확히 부합하며, 그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결정적 배경입니다.
더불어 한국 정부도 김장을 국가무형문화재 제133호로 지정하며, 전통의 보존과 현대적 계승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김장문화는 지금도 가정, 마을, 학교, 복지시설 등에서 활발히 이어지고 있으며, 단절되지 않은 살아 있는 문화로서 전통과 현대를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장문화의 무형문화재 지정 이유와 지역별 특징

2. 김장문화의 사회적 기능 – 나눔과 협력의 상징

김장은 단순히 음식을 저장하는 기능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연대’와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기능합니다. 김장을 담그는 시기에는 이웃 간에 서로 재료를 나누고, 손을 보태며 자연스럽게 소통과 협력이 이루어집니다. 이는 단절된 도시 생활에서도 공동체의식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며, 김장 나눔 행사는 사회복지의 일환으로 정착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사랑의 김장 나눔’은 지역 복지센터나 자원봉사 단체를 중심으로 매년 겨울 대규모로 열립니다. 이 행사는 어려운 이웃에게 김치를 나누어주는 것은 물론, 참여자 간 소속감과 연대감을 강화하는 기능을 합니다.
또한 김장 과정은 세대 간 지식과 기술의 전승을 가능하게 합니다. 어머니와 할머니 세대가 자녀에게 배추 절이기, 양념 만들기, 김치 버무리기 등 전통방식을 직접 알려주며, 이는 단순한 교육을 넘어 생활 속 문화 교육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간편식과 외식문화가 보편화된 시대에, 김장은 손맛과 가족의 전통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김장을 통해 경험하는 ‘함께함’은 우리 사회가 점점 잃어가는 공동체의 감각을 되살리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입니다.

 

3. 지역별 김장의 특징 – 기후와 환경이 만든 다양성

김치의 종류와 김장 방식은 지역에 따라 매우 다채롭게 나타나며, 이는 한국 김장문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기후, 지형, 농산물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김장 문화가 형성되었고, 이는 지역 정체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예컨대 함경도 지역은 겨울이 매우 길고 추운 환경 때문에 김장 김치에 말린 생선, 젓갈, 마늘이 많이 들어가며, 저장성이 뛰어난 진한 맛이 특징입니다. 반면 전라도 지역은 비교적 따뜻하고 다양한 농산물이 나기 때문에 갓김치, 고들빼기, 배추 속 재료가 풍부하며 자극적이고 풍부한 양념이 특징입니다.
경상도는 소박하면서도 절제된 맛을 강조하며, 굴이나 생새우젓을 이용한 김치가 흔합니다. 충청도는 간이 비교적 담백하고 무김치와 동치미 비중이 높으며, 강원도는 배추보다 무를 중심으로 한 김치가 많습니다. 특히 강원도 산간지역은 찬 기후로 인해 동치미와 물김치가 주를 이룹니다.
이처럼 지역별 김장은 단순한 식문화의 차이를 넘어, 그 지역의 역사와 생활 방식, 기후와 풍토를 반영한 생활 유산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김장문화가 단조롭지 않고, 계속해서 진화하며 풍성해질 수 있는 원천이 됩니다.

 

4. 김장문화의 현대적 변화와 지속 가능성 – 전통의 계승과 새로운 시도

현대사회는 핵가족화, 바쁜 생활, 가공식품의 발달 등으로 인해 김장을 직접 담그는 가정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는 김장문화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형태와 방식의 변화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공동주택이나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공동 김장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가족 단위가 아닌 커뮤니티 단위의 김장문화가 새롭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집, 초등학교 등에서는 ‘체험 교육’ 형태로 김장을 직접 해보며 전통을 배우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한 비건 김치, 저염 김치, 발효 기간을 조절한 건강 김치 등 다양한 현대적 김장 방식이 개발되고 있으며, 김치 냉장고나 김장 보관용기, 맞춤형 김장 키트 등도 보편화되어 김장문화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김치의 수출 증가로 인해, 김장문화는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문화 산업’의 콘텐츠로도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김장문화는 단지 옛것에 머무는 것이 아닌,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다음 세대로 전승되어야 할 무형문화유산입니다. 김장이 가지고 있는 공동체성, 나눔, 계절의 감각은 디지털 시대에서도 더욱 가치 있는 문화가 될 수 있으며, 그 전통의 정신은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살아 숨 쉬게 될 것입니다.